국내 OTT 이용자의 3분의1 가량은 다른 사람의 계정을 공유 받아 사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공유 이용자 가운데 64%는 OTT 플랫폼에서 계정 공유를 제한할 경우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신규 가입하거나 추가 금액을 내고 계정을 공유 받는 대신 아예 해당 OTT를 끊을 생각인 이용자가 많은 셈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최근 ‘OTT 서비스 변화에 대한 이용자 반응: 계정 공유 제한’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작년 12월 OTT 서비스를 이용 중인 만 20~64세 성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OTT 이용자 3분의1 계정 공유 받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6%는 OTT 서비스에 직접 가입해 유료로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었다. 35.4%는 가족을 포함한 다른 이용자로부터 계정을 공유 받아 이용 중이었다.

공유 이용의 경우, 구독료를 N분의1 형태로 나눠 내는 유료 공유(21.7%)보다 무료로 받아 쓰는 무료 공유(78.3%)가 월등히 많았다. 유료로 공유 받는 이용자는 한 달 평균 5182원을 내고 있었다.

OTT별로 보면 넷플릭스 이용자 중 44.4%가 공유 이용자였고, 이어 디즈니플러스(43%), 왓챠(39.8%), 웨이브(30.9%) 애플TV플러스(30.8%), 티빙(30.4%) 등 순으로 공유 이용자 비율이 높았다.

OTT 서비스 계정을 공유해주는 대상으론 가족이 70.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친구·연인·지인(24.3%), 공유를 위해 모인 타인(5.2%) 순이었다. 쿠팡플레이·넷플릭스는 가족이, 라프텔·디즈니플러스·웨이브는 친구 등이 공유자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공유 이용자 64% “계정 공유 막히면 이용 중단”

넷플릭스는 올 초부터 계정 공유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같은 집에 사는 동거인이 아니면 계정 공유가 불가능해졌고, 비동거인에게 계정 공유를 하는 경우 5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디즈니플러스도 올해 안에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계정 공유가 제한될 경우 신규 가입하기보단 아예 해당 OTT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서 계정을 공유 받는 이용자 63.7%는 기존처럼 다른 사람에게 계정을 공유 받을 수 없을 경우 “해당 OT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10.8%는 신규 가입하겠다고 했고, 25.5%는 공유를 위한 비용을 추가로 내겠다고 했다. 추가 지불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평균 4877원으로 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계정 공유 제한 시 OTT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이용 저조, 가격 부담, 콘텐츠 불충분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매월 요금을 낼 만큼 많이 이용하지 않아서’라고 응답한 공유 이용자 비율은 디즈니플러스(31.1%), 넷플릭스(29.6%), 티빙(20.7%) 등의 순으로 높았다.

‘가격 부담’을 이유로 꼽은 OTT는 라프텔(42.9%), 애플TV(15.8%) 등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료로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왓챠(26.1%), 쿠팡플레이(24.5%)에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