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은 “도시가스 회사들이 탄소 중립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종합 에너지 업체로 변신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훈 기자

“탄소 중립으로 가는 여정에서 ‘가교 에너지’로서 천연가스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도시가스 회사들이 할 일도 많습니다”.

최근 협회 창립 40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도시가스협회 송재호(57) 회장은 “지금 도시가스 산업은 ‘탄소 중립’이라는 가장 큰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5년부터 울산과 경남 양산 지역 도시가스 업체인 경동도시가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송 회장은 2014년부턴 석탄 등 국내외 자원 개발 전문기업인 ㈜경동의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대한석탄협회장, 국제가스연맹 부회장을 지냈으며 지난해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사장에도 올랐다.

2020년부터 도시가스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1984년 6월 16일 협회가 창립한 지 벌써 40년이 지났다”며 지난 40년과 완전히 딴판일 앞으로의 40년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취사용 프로판가스와 난방용 연탄·기름 보일러를 대체하며 빠르게 성장한 과거와 달리, 인덕션 등 전기 조리기구의 확대와 지역난방의 보급으로 도시가스는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실에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도시가스는 LNG(액화천연가스) 도입과 함께 서울올림픽을 한 해 앞둔 1987년부터 가정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송 회장은 “지금까지 도시가스 회사들은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하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게 사실”이라며 “신사업이나 미래에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에 대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도시가스 회사들이 살아남는 길은 본업을 살려 ‘종합에너지업체’로 변신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시가스 업계는 국내에 5만km에 이르는 배관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처럼 가스는 물론 수소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도시가스 회사들이 가가호호의 상세한 정보를 가진 네트워크 사업자라는 장점을 발판으로, 전기도 공급하고, 통신 요금 ·가스 요금을 묶어서 파는 사업 모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탄소 중립 과정에서 화석연료인 천연가스의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지적에는 “천연가스는 가장 깨끗한 화석연료”라며 “지금 상황에선 천연가스를 쓰는 것이 더 친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축 아파트에 가스보일러를 못 쓰게 하는 법안이 각국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이는 너무나 이상적인 발상”이라며 “전기를 30% 이상 석탄으로 생산하는 현실에서 가스보일러 퇴출은 오히려 탄소 중립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