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총수 일가가 최근 1년 6개월 새 5조원이 넘는 계열사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3분의 2인 3조3000억원은 삼성가(家) 세 모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처분한 것이었다.
17일 CEO스코어 집계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71곳의 총수 일가는 최근 18개월간(작년 1월~지난 6월) 각 그룹 계열사 주식 5조67억원 상당을 처분했다. 개인별로 보면 삼성 세 모녀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총 1조4052억원의 삼성전자 지분을 팔았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삼성전자(6159억원), 삼성SDS(2465억원), 삼성물산(1448억원), 삼성생명(1428억원) 등 총 1조1500억원을 매도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삼성전자(5893억원), 삼성SDS(1713억원) 등 총 7606억원을 처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세 모녀는 2021년 12조원의 상속세를 부과받아 5년간(2026년 4월까지) 나눠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신용 대출을, 세 모녀는 주식 담보 대출과 지분 매각을 활용 중이다. CEO스코어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으로 부득이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현대백화점 지분 1809억원을, 계열 분리 수순에 들어간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효성중공업 주식 1359억원어치를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