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에너지 전문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결정하고, 리밸런싱(rebalancing·사업 구조 조정)을 본격화한다. 총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의 탄생과 함께 SK그룹의 변혁이 본격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최창원 부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취임하고, 기존 부회장단이 퇴진하면서 시작한 군살 빼기와 체질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유·트레이딩 등 화석연료부터 전기차, 신재생 등에 이르는 에너지 사업군을 확보한 자산 100조원대 ‘공룡 기업’이 탄생한다.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규모다.
합병 비율은 1대1.19로 정해졌는데,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에 유리한 비율로 평가된다. 다음 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오는 11월 1일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한다. 현재 양사의 대주주인 SK㈜의 합병회사 지분율은 55.9%가 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도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 합병을 결정했다. 18일엔 그룹 지주사인 SK㈜가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에 출자하는 방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자금난을 겪는 배터리, 친환경 사업 회사에 우량 계열사를 붙여 재무 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