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력공사 전경. /EDUⅡ

17일 한국 원자력 업계가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서 ‘탈원전·신재생에너지’에서 ‘원전’으로 유턴하고 있는 주요국에서 K원전의 추가 수주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35년간 탈원전 국가였던 이탈리아가 지난 14일 ‘2050년까지 전체 전력 소비량의 11% 이상을 원전에 맡길 것’이라고 밝히며, 원전 재도입을 공식화하는 등 각국에서 원전 부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전 신규 발주가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한 곳이 우리나라가 공략을 확대하는 유럽이다. 탈원전을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로 100% 전환을 시도했지만,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 급성장, 전기차 전환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로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공급 불안도 영향을 미쳤다.

영국은 해상풍력만으로는 전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작년 원자력청을 신설하고,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현재의 4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1980년 국민투표로 단계적 탈원전을 선언한 스웨덴도 43년 만인 지난해 “2035년까지 2기, 2045년까지 10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루마니아는 지난 2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신규 원전 2기 프로젝트를 승인받았다. 체코, 루마니아 외에도 폴란드·슬로베니아·헝가리·튀르키예·영국·스웨덴·네덜란드·핀란드까지 원전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17일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440기 원전이 운영 중이다. 61기가 건설 중이고, 92기는 건설 계획이 확정됐다. 이 밖에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건설이 추진 중인 원전도 300기 이상이다.

튀르키예에서는 러시아와 한국이 경쟁하고 있다. 지난 16일 블룸버그는 튀르키예가 흑해 연안 시놉 지역에 추진하는 2호 원전과 관련해 한국과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튀르키예 양측 정부의 에너지 협력이 강화되고 있어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이 앞서고 있다”는 전망도 우세하지만, 서방 진영 국가들이 러시아 상대로 강력한 수출입 통제와 금융 제재를 부과하는 건 변수다. 친러 성향의 헝가리가 2014년부터 로사톰을 통해 원전 2기를 건설 중이지만 장기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