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시스템을 만들듯이 AI인프라스트럭처(기반)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이게 일상화되는 속도가 빨라지면 많은 AI전사들을 기를 것이고, AI 시대에서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좋은 씨앗들, 묘목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 간담회에서 ‘AI 기술 발전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협력 모델’을 묻는 말에 “AI인프라스트럭처에서 뒤처지게 되면 빅테크나 AI 관련해 많은 곳이 한국을 택하지 않아 공동화(空洞化)될 우려가 있고, 종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약 2주간 미국 출장에서 AI에 초점을 맞춰 인텔, MS 등 빅테크를 방문했는데,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한국의 AI 산업 미래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최 회장은 “AI가 발전하고 변하고, 어떤 시나리오가 나오든지 이걸 대처하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면 대한민국은 죽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에선 ‘데이터를 만들고,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들고 사람을 기르자’가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라며 AI 전략 관련해 대한상의에서 연구를 마치고 연내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AI 산업의 기반이 되는 이공계 인재 확보 관련 질문에는 “우선 이과, 문과 나누는 이분법부터 허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로 발령난 법대 출신 변호사가 반도체 공부를 하더니 거기 있는 (전문분야) 박사들을 나중에 이기더라”며 “인력 개발은 ‘농사’다. 2~3년 만에 무슨 없던 인력을 만들어서 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대학과정, 고등학교 과정에 특화돼서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대선 관련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 회장은 “‘제가 트럼프니까’라고 생각하거나, ‘바이든이 되면 바이든은 어떨 것이다’라고 단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두 사람 공통적으로 중국에 대한 이야기(정책)는 별로 바뀔 리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경제를 부스트(부양)하고 움직이려는 노력에 따라 경제에는 더 좋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면서도 “불확실성은 증대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 액션을 하려면 어려울 점도 있다”고 했다. 바이든에 대해서는 “경제는 불확실성보다 안정성이 있고 유지되는 게 좋을 때도 있다”며 “해왔던 정책을 4년 더 한다면 불확실성이라고 이야기할 것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