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 정부가) 보조금을 안 준다면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가 될 겁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 간담회에서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 통상 전략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에 지원하는 보조금에 부정적인데,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과 배터리 기업은 미국에 조(兆) 단위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잘 팔려서 좋고 행복한 고민일 수 있겠지만, 솔직히 투자가 너무 과격하고 많이 들어간다”며 “이러다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일어나면 배터리와 똑같은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위기를)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대해선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상당히 가능성이 있고,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산업의 ‘연료’ 역할을 하는 데이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만으로는 안 되고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며 “대한민국 데이터를 다 모아도 (빅테크 기업보다) 사이즈가 작을 것이고, 다른 나라와 협력해 데이터 규모를 더 크게 만들고 공동으로 이용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AI 인재를 ‘AI 전사(戰士)’라고 가리키며 인재 육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전략을 연구한 대한상의 보고서를 올해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