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송윤혜

한화그룹이 총수일가 3형제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했던 주식 공개 매수에서 목표수량의 65%를 모집하며 지주사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당초 목표 수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매수로 취약했던 3형제의 그룹 경영권과 지배력이 다소 강화되는 효과를 봤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에서 목표수량 600만주의 약 65%를 모집하며 5.2%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약 1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너지는 장남 김동관 부회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100% 소유한 개인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25%를 갖고 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한화갤러리아 등 주요 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그룹 전체 경영의 핵심 회사다. 따라서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을 추가 확보한다는 것은 3형제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의미다.

공개매수 이전까지 3형제의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 지분은 9.7%였다. 이번 매수로 5.2%를 추가 확보하며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은 14.9%가 됐다. 3형제가 이미 보유한 ㈜한화 지분 9.19%를 더하면 3형제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은 24.09%다. 여기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한 22.65%까지 합치면 46.74%가 된다.

당초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김승연 회장과 삼형제, 특수 관계인을 합해 51%가 넘는 ㈜한화 지분을 확보하려고 했었다. 총수일가 등의 지분율이 50%를 넘도록 하고, 향후 3형제의 계열 분리에 따른 지분 감소 등에 대비해 가족의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매수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서 총수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0%를 넘기진 못했다. 향후 김승연 회장의 지분 승계 문제와 김동관 부회장 중심 체제 구축, 장기적으로는 3형제의 계열 분리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다.

한화그룹 3형제는 그룹 내 역할 분담은 마무리했지만, 그룹 지배력은 취약한 상태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인 방산·우주항공·에너지를 맡고 있으며,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유통·로봇을 담당한다. 하지만 ㈜한화 지분율은 장남 4.91%, 차남과 삼남은 각각 2.14%에 불과하다.

이날 한화그룹은 “목표한 600만주에는 미달했으나 한화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사업 시너지 향상을 위해 필요한 유의미한 수량을 매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