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한 조선 업체들이 2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철강과 배터리 업종은 건설 경기 침체,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25일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액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42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선가(船價)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공정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2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액 2조5320억원, 영업이익 13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분기 기준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은 2014년 4분기 이후 약 10년 만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부터 생산에 착수한 부유식 천연가스 액화·생산설비(FLNG)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로 잡혔다”며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연간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분기 매출액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57.6%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4478억원을 제외하면, 2525억원 적자였다. LG엔솔은 이날 연간 매출 목표도 지난 1월 제시한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반 퍼센트(%) 성장’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로 조정했다. 이차전지 소재 제조사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매출 9155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4.8%나 감소했다.
건설 경기 회복 지연과 저가 중국산 제품 공세 영향을 받는 철강·석유화학도 부진했다. 국내 철강 ‘빅2′인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7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3% 줄었고, 현대제철도 분기 영업이익 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9% 줄었다. 현대제철은 이날 “건설 시황 둔화 및 저가 수입재 유입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LG화학은 2분기 매출 12조2997억원, 영업이익 4059억원을 기록했는데 주(主)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9658억원, 영업이익 323억원으로 저조했다. LG화학은 “3분기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과 운임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