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해피머니 상품권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티메프는 다른 이커머스 기업과 비교해 유독 상품권 판매를 많이 해왔다. 문제는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지면서 상품권 가맹점들이 줄줄이 상품권 사용을 막은 것이다. 이 사태의 중심에 해피머니 상품권이 있다. 다른 상품권과 비교해 해피머니 상품권은 지급보증보험도 없고,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피해 구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에 대한 고소가 잇따르고 있고, 피해자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티메프는 해피머니 상품권 5만원권을 4만6250원에 할인(7.5%) 판매하는 등 상품권 판매에 열을 올렸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현금 창출이 필요한 티메프가 다른 이커머스에서는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는 상품권 할인 판매에 유독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상품권 재테크, 이른바 ‘상테크’ 열풍에 티메프의 상품권 판매는 큰 인기를 끌었다. 수수료를 받는 상품권 발행 업체도 티메프의 상품권 판매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기대는 구조였다.

그래픽=양인성

문제는 해피머니 상품권을 발행하는 해피머니아이엔씨가 선불업체로 등록돼 있지 않고, 지급보증보험도 없다는 것이다. 안전망 없이 발행자의 신용에만 기댄 채 현금과 같이 쓸 수 있는 상품권이 발행된 것이다. 해피머니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2960억원으로 자산총계(2406억원)를 웃돌았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환불을 진행하다 지난달 30일 티메프에서 판매된 상품권에 대한 환불을 중단했다.

부실한 재무 상태에서 현금과도 같은 상품권을 발행하고, 문제가 터졌는데도 해결을 하지 못하는 해피머니 상품권의 현 상황에 대해 피해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피해자들 사이에선 “티메프와 해피머니 상품권이 공범”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들은 잇따라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를 고소하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올해 해피머니 상품권 33억원어치를 구매한 대한적십자사도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기념품 중 하나로 해피머니 상품권을 줬다. 적십자사는 지난달 25일부터 해피머니 상품권을 헌혈 기념품에서 제외하고, 이미 지급된 상품권은 영화 예매권 등 다른 기념품으로 교환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