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스마트폰 가격이 200만원을 훌쩍 넘는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 속에 중고폰을 사고파는 사람이 많아지자 관련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 통신사는 쓰던 폰의 개인 정보를 삭제하고 성능을 진단해 주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네이버 등은 중소기업 위주였던 중고폰 거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708만대 정도로, 해마다 수십만 대씩 증가하는 추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석 달 전 수도권 22개 매장에서 시작한 ‘우리 동네 중고폰 진단 센터’ 서비스를 이달 안에 전국 100개 매장으로 확대한다. 지난달 이용자가 전달의 7배로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센터에선 무료로 스마트폰 데이터를 삭제해 주고, 카메라·스피커 등 20여 항목 성능을 검수해 보고서로 만들어준다. 수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가 매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KT 그룹사인 KT엠앤에스도 지난달 직영 매장 KT플라자에서 개인 정보 완전 삭제 서비스 ‘굿바이 클리너’를 시작했다. 이달 중 성능 진단서 발급도 추가한다. SK네트웍스 자회사인 민팃은 이달 중순 개인 정보 삭제 앱 ‘민팃 세이프’를 출시한다. 앱을 통해 휴대폰 데이터를 삭제하고 삭제 완료 인증서도 받을 수 있다.
소녀폰·에코폰 등 중소 업체가 주도했던 국내 중고폰 판매 시장엔 대기업이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은 지난달 소비자가 중고폰을 살 수 있는 서비스 ‘더 폰’을 출시했다. 기기에 결함이 있으면 1년간 무상 교환을 보장한다. 업계 통상 6개월 미만이던 보증 기간을 늘려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크림 관계자는 “20·30대 실사용자뿐 아니라 부모님 휴대폰을 교체해 드리려는 구매자도 많다”고 말했다. KT엠앤에스도 올 하반기 직접 매입한 중고폰을 판매하는 중고폰 거래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부도 통신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중고폰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올해 중고폰 품질 등 기준을 충족한 사업자를 인증해 주는 ‘중고폰 안심 거래 사업자 인증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중고폰 거래 사실 확인 서비스’도 만든다. 중고폰을 판매한 사람이 악의적으로 분실·도난 신고를 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