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 이곳에 다문화 청소년 160여 명이 모여 운동회를 벌였다. 축구공·농구공 드리블, 탁구공 튕기기, 셔틀콕 넘기기에 참여한 청소년들 곁에서 삼성썬더스 농구단 선수 10여 명과 삼성 임직원 50여 명도 함께 땀을 흘렸다.
이날 열린 행사는 ‘삼성 다문화 청소년 스포츠 클래스’ 여름 캠프. 제일기획이 주관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호텔신라·에스원·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웰스토리·삼성글로벌리서치 등 삼성 계열사 8곳이 참여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사회복지공동모금회·세이브더칠드런 등과 삼성 다문화 청소년 스포츠 클래스 사업을 출범시켰다.
다문화 청소년을 지원하는 이유는 뭘까. 제일기획 관계자는 “점점 늘고 있는 다문화 청소년들이 자신감과 사회성을 길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공동체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초·중·고 다문화 학생은 18만1178명으로 2013년(5만5780명)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학생 중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3년 0.9%에서 작년 3.5%로 높아졌다. 문제는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청소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다문화 청소년들은 고등교육기관(대학 이상) 취학률이 40.5%(2021년 기준)에 불과하다. 국민 전체 고등교육기관 취학률 71.5%보다 한참 떨어지는 수치다. 우울감을 경험한 다문화 청소년의 비율은 19.1%(2021년 기준)에 달한다.
삼성은 지난 3월 다문화 청소년 스포츠 클래스 1기를 서울·경기·인천·경남에서 시작했다. 다문화 청소년 280여 명이 참여 중이다. 연말까지 방과 후나 주말에 주 1회꼴로 총 31번 모여 축구, 농구 등을 배우고 심리 상담도 받는다.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신현화씨는 “애정과 관심을 주는 만큼 아이들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정아(가명·9)양은 “친구들이 서운하게 해도 울기만 했었는데, 스포츠 수업에서 친구들과 어울린 후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종현 제일기획 대표는 “청소년들이 소속감과 연대감을 느끼고 자존감 높은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