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하는 9호 태풍 ‘종다리’가 무더위를 심화시키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19일 이전 역대 최대 전력 수요를 1GW(기가와트)가량 웃돈 데 이어 하루 만에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전망이다. 20일 오후부터 태풍 영향으로 호남지역 태양광 발전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 수급에도 경고등이 커졌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최대 전력 수요가 오후 4~5시 96.6GW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일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 95.6GW를 하루 만에 다시 1GW 넘어서는 수준이다. 최대 전력 수요는 지난 13일 94.6GW로 2022년 12월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94.5GW)을 넘어선 데 이어 전날 다시 1GW 더 늘었는데, 이날 다시 1GW가량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예비력은 7~8GW로 다소 여유는 있겠지만, 올여름 최저 수준이 유력하다.
특히 최근 들어 낮시간 자가용 태양광 발전량 등 전력 시장 바깥의 수요를 더한 전력 총수요가 100GW를 웃도는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이 집중된 전남지역에 오후 흐린 날씨가 예상되면서 전력 수급에 위기감이 커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호남 지역은 오후 2시쯤까지 맑은 날씨를 유지하다 3시부터 흐린 날씨를 나타낼 예정이다. 호남 지역은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 설비와 발전량의 40%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호남 지역에 비가 오거나 흐리면 태양광 발전량은 급감하는 경향을 보인다. 올 상반기에도 호남 지역 태양광 발전량은 7000GWh(기가와트시)로 전국의 40%에 달했다. 북상하는 태풍이 열기와 수증기로 된 ‘열 폭탄’을 수도권에 뿌리면서 서울지역 낮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호남은 흐리고 수도권은 더운 상황’이 8월 하순인 20일에 나타나는 것이다.
21일부터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서울 지역 낮 최고 기온이 30도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20일이 올여름 전력 수급에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 당국 관계자는 “송전선로의 활용도를 높이고, 예상 범위를 넘어서 수급이 불안할 경우엔 공장 등의 전력 사용량을 조절하면서 안정적으로 전력 수급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