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 등 일본 소비재들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데 이어 최근 엔저에 힘입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본 여행은 예약하기가 힘들 정도가 됐다. 여기에 더해 국내 빅3 백화점 등은 앞다퉈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이용한 행사까지 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내가 돈을 쓰는데 그 대상이 일본 것인지 아닌지 거의 관심이 없다”며 “대부분 ‘내가 좋으면 사고, 내가 가고 싶으면 간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일본 캐릭터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캐릭터와 손잡으면 돈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5월 더현대서울은 일본 애니메이션 ‘하이큐!!’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개장 첫날 대기자가 5000명이 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일본 캐릭터 헬로키티 50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롯데는 지난 4~5월 롯데월드타워와 몰 일대를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 캐릭터와 관련된 부스와 체험 공간 등으로 꾸몄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잇따라 폐점했던 일본의 대표 브랜드 유니클로는 9월 롯데월드몰에 약 3504㎡(약 1060평) 규모의 국내 최대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444만2100명에 달했다. 호텔 예약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코리아에서 9월 7~27일에 맞춰 검색된 상위 10개 도시 중 6곳이 일본 도시였다. 항공사들은 추석에 맞춰 일본행 항공기 증편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 효과도 있지만 예전 ‘죽창가’ 논란 때보다는 판이하게 달라진 게 요즘 일본 관련 업계의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