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한 한국 기업 수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적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의는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 6월 발표한 ‘2024 세계 2000대 기업 명단(Global 2000)’을 분석했다.
한국 기업은 61개가 등재됐는데, 미국, 중국, 일본, 인도, 영국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 61개 중 10년전인 2014년 명단에는 없었던 신규진입 기업은 16개였다. 비율로는 26.2%에 그쳐 전체 평균 33.8%에 낮았다. 2000대 기업중 676개가 신규 진입한 것이다. 신규 진입한 기업이 많은 나라는 중국(59.3%), 인도 (42.3%), 미국(37.5%) 순이었다.
포브스는 매출, 순이익, 자산, 시가총액을 종합해 선정해 순위를 매긴다. 글로벌 시장 내 기업의 위치를 보여주는 종합 지표다.
◇한국 기업들, 하위권에 집중
한국 기업 대부분은 2000대 기업 중 하위 순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기업 61개 중 9개인 14.7%만 상위 500등 안에 포함됐다. 특히 50위권에는 삼성전자(21위)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500등 안에 든 9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93위), 기아(234위), KB금융그룹(250위), 신한금융그룹(304위), 하나금융그룹(411위), 포스코(412위), 현대모비스(465위), 삼성물산(493위)이다.
이는 중국, 일본, 미국 등 기업 등재 수가 많은 국가들 뿐 아니라, 우리보다 등재 기업 수가 적은 독일 보다도 낮은 수치다. 독일은 50개 기업이 등재됐고, 이중 18개가 500등 안에 들었다. 반면 1001~2000등에 들어간 기업의 비중은 우리나라가 60.7%로 주요국 중에 가장 높았다.
상위 500등 내에 있는 기업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약 3분의1인 176개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인도, 스위스 순이다. 우리나라는 9개로 주요 10개국 중 가장 적었는데, 이는 총 등재기업 수로는 6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특히 2000위 안에 든 한국 기업 61개중 벤처에서 시작한 기업들은 네이버(909위), 다우기술(1731위), 카카오뱅크(1816위), 카카오(1851위) 등 4개뿐이었다.
대한상의는 “독일의 상위권 기업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 외에도 IT, 기계,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 있었다”며 “우리나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글로벌 기업을 키워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평균 순이익은 10.6억달러, 주요 10개국 중 꼴찌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순이익도 우리나라가 주요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재 기업 수로는 한국이 61개로 6위였으나, 국가별 등재 기업의 순이익을 모두 합한 전체 순이익 규모는 우리나라가 649억달러로 전체 12위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순이익 1.8조달러), 중국(6021억달러), 일본(2790억달러) 뿐 아니라, 우리보다 등재 기업 수가 적은 캐나다(1104억달러), 독일(1017억달러), 프랑스(1439억달러) 보다 낮다.
등재기업의 평균 순이익을 계산해보면 우리나라는 10.6억 달러로 주요 10개국 중 가장 낮았다. 전체 평균인 22.5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주요국에 비해 우리나라에 수익성이 높은 글로벌 기업의 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현수 경제정책팀장은 “첨단 산업 경쟁이 치열한 지금, 한 국가가 보유한 세계적 기업의 수는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우리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더 많은 글로벌 스타 기업이 등장하기 위해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