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뉴스1

체코 원전 수주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의 9월 체코 순방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 전원을 포함한 대규모 재계 인사들이 동행한다. 체코 원전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될 당시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 등 우리 민관 합동팀이 체코 정부에 원전 외에 반도체·AI(인공지능)·바이오 등 첨단 산업으로 양국 협력을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이를 지원하러 나서는 것이다.

23일 정·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 등 경제 사절단과 동행하는 윤 대통령은 체코 순방 기간 두 나라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1990년 수교한 체코와 2015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바 있다. TIPF는 본격적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초석을 놓는 협정으로, FTA를 맺기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작은 나라를 대상으로 한다. 윤석열 정부 들어 도입됐으며,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첫 TIPF를 체결한 이후 총 23국과 협정문에 서명했다. 유럽에선 폴란드·헝가리·핀란드·불가리아와 맺고 있다.

TIPF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체코 사업 진출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재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에선 전기차 시장 확대로 주목받는 ‘차량용 전력 반도체’ 관련 협력이 논의된다. 에너지 분야에선 원전 협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기술 포럼을 정기적으로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최근 동유럽 진출이 활발한 ‘K방산’은 2015년 말 중단된 ‘한·체코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재개한다.

체코가 추진 중인 독일·폴란드·슬로바키아 연결 고속철도에 한국 기업(현대로템 등)의 참여, 현재 주 4회 운항하는 인천-프라하 직항 항공편을 7회로 늘리는 방안도 협의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원전 수주를 계기로, 우리 정부는 체코와 특별하고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