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1월 포항제철소에 문을 연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 전경. 2030년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 공법의 시험 설비를 구축하는 데 중추 역할을 하는 곳이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지난 2020년 아시아 철강사 최초로 ‘2050 탄소중립 달성’ 로드맵을 제시한 뒤,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개발을 완료하고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 고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탄소 대신 물 나오는 ‘수소환원제철’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혁신 기술이다. 화석연료는 철광석과 화학반응 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수소는 물이 발생한다.

대신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석탄을 사용할 때보다 쇳물을 만드는 과정이 훨씬 까다롭다. 기존 공정에선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반응’, 환원된 고체 철을 녹이는 ‘용융 반응’이 석탄에 의해 고로 내에서 동시에 이뤄진다. 반면 수소환원제철은 공정을 두 개로 분리해야 한다. 환원 반응은 ‘환원로’, 용융 반응은 ‘전기로’에서 일으킨다. 먼저 환원로에서 철광석을 고온으로 가열된 수소와 접촉시켜 고체 철을 제조한다. 이를 직접환원철(DRI, Direct Reduced Iron)’이라고 부르는데, 이 DRI를 전기로에 넣어 녹이면 쇳물이 생산된다.

포스코는 지난 2007년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같이 사용하는 포스코 고유의 쇳물 뽑는 기술인 ‘파이넥스(FINEX) 공정’을 상용화한 뒤 현재까지 파이넥스 공장에서 누계 3400만t의 쇳물을 뽑았다. 이 파이넥스 기술은 한국형 수소환원제철법 ‘하이렉스 공정’ 기술 개발에도 활용된다.

사실 파이넥스 공정에서도 석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가 철광석 환원에 일부 사용되고 있다. 환원제로 수소 25%, 일산화탄소 75%를 사용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파이넥스에 적용된 ‘유동 환원로’ 기술을 활용해 수소를 100%까지 사용하는 하이렉스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유동 환원로를 활용한 수소환원제철은 해외 철강사들이 택한 ‘샤프트 환원로’에 비해 효율성·경제성·환경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렉스 시험 설비 준비 중

포스코는 올 1월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열고, 탄소중립 조직을 실 단위로 확대 개편했다.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는 하이렉스 시험 설비 구축의 중추 역할을 하게 된다. 센터에는 총괄 부서인 ‘하이렉스 추진반’부터 ‘투자엔지니어링실’(투자) ‘저탄소제철연구소’(연구) ‘포스코이앤씨’(설계)가 입주해 기술 연구부터 시험 조업까지 통합 수행한다. 광양제철소는 전기로 신설을 준비 중이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과 연계한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탄소중립 산업 핵심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 중이고, 앞으로 산업부가 기획하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 사업’과 연계해 ‘하이렉스 데모플랜트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와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정책 지원도 필요한 만큼, 정부 및 관계 기관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