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수소·바이오 등 그룹 신사업 투자를 주도하는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이사에 29일 내정됐다. 기존 맡고 있는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사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이어 네 번째 각자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김 부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내 방산·에너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날 한화그룹은 김 부회장 인사를 포함 주요 7개 계열사 대표이사 8명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7월 유화·에너지 부문 3개 계열사 대표이사 이후 후속 인사다.
이날 인사로 4명이 처음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4명 중 2명은 1970년대생이었고, 석유화학, 이차전지 분야 전문가 2명도 해당 계열사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한화그룹은 “‘세대교체’와 ‘경영쇄신’으로 경영 위기를 타파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핵심 경영진을 재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투자·사업), 한화파워시스템, 한화모멘텀,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바뀐다.
이날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회사는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다. 사업형 지주회사로 2020년까지는 화학 분야에 집중했지만, 2021년부터 수소, 바이오 분야에서 국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태양광 등 에너지, 항공우주 등 방산 한화의 핵심 산업을 총괄하고 있는데, 수소·바이오 등 신사업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한화임팩트 투자 부문까지 직접 맡게 됐기 때문이다.
한화임팩트는 한화그룹 지배구조에서도 중요한 회사로 꼽힌다. 한화임팩트의 최대 주주는 한화에너지(52.07%)인데, 한화에너지는 김 부회장이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 지분을 현재 약 1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에 나서 5.2%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도 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이 올라갈수록 삼 형제의 한화그룹 내 경영권 영향력도 커진다.
주요 계열사에선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용됐던 인물들이 전면 배치됐다. 한화오션 신임 대표에는 김 부회장의 ‘태양광 사업 멘토’로도 불리는 김희철(60)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 대표가 내정됐고,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 신임 대표에는 동유럽·중동 수출 성과를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59) 대표가 내정되며 양사 대표를 겸직한다. 한화에너지 대표는 이재규(53) 한화에너지 기획실장, 한화임팩트 사업 부문 대표는 문경원(57) 한화임팩트 PTA사업부장, 한화파워시스템 대표는 이구영(60) 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 한화모멘텀 대표는 류양식(61) 한화모멘텀 이차전지사업부장,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김종호(54) 한화자산운용 경영총괄이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