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국들은 소형 모듈 원자로(SMR) 등 원전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단순히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데 그치지않고 원전을 미래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인식하고, 미래 원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SMR 기술 개발은 미국이 가장 앞서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적극적이다. 미 뉴스케일은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2023년 1월 미국 최초로 설계 인증을 받았다. 이 외에도 테라파워, X-에너지 등 여러 기업이 SMR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 상업용 SMR의 핵심 모듈 조립 작업을 완료하는 등 개발에 한창이고, 러시아는 2022년부터 세계 최초 해상 부유식 원자로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이 올해 초 2030년까지 첫 번째 SMR을 가동하기 위한 연합체로 ‘유럽SMR산업동맹’을 출범시키는 등 SMR 개발 경쟁에 참전한 모양새다.
이미 기술 개발이 상당수 이뤄진 대형 원전 분야에선 최근 생산 효율성 증대를 위한 투자가 활발하다. 원자로 내면 피복 용접을 위한 로봇을 도입하거나, 협소한 공간에서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 자동 용접 장비를 개발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형 원전은 수동, 기계식 용접을 주로 해왔는데, 생산 효율을 높여 빠른 건설과 유지 보수를 위해 용접 기술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안전성 개선을 위해 사고 저항성 핵연료(ATF) 활용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원자로 내부 온도가 높아지면 폭발 위험이 있는데 ATF는 고온 수증기 산화 반응을 감소시키고, 해일 등 사고 상황에서도 피복관의 부식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높인다. 국내에서는 2029년 ATF 상용화 기술 확보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프랑스도 정부 기관과 원전 운영사 EDF 등이 ATF 개발 공동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