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리비아 자카라의 나푸라 유전을 드론으로 촬영한 일반적인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 생산과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리비아 내 분쟁이 해결 조짐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석유 공급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미국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전장 대비 3.21달러(4.36%) 하락한 배럴당 7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9.47달러를 기록한 작년 12월 1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노동절(2일) 휴일 전인 지난달 30일 3.11% 떨어진 뒤 이틀 연속 급락하고 있는 흐름이다.

WTI와 함께 글로벌 양대 유종(油種)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도 3.77달러(4.86%) 내린 73.75달러에 마감했다. 먼저 장을 마감한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0.14달러 오른 76.62달러에 장을 마쳤지만 WTI와 브렌트유의 움직임을 하루 늦게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말 국제 유가를 끌어올렸던 원인 중 하나는 리비아의 원유 생산 중단이었다. 리비아는 유전 지대가 많은 동부를 장악한 국가안정정부(GNS)와 수도 트리폴리 등 서부를 통치하는 통합정부(GNU)가 중앙은행 총재 자리를 두고 서로 갈등을 빚어왔다. 리비아 동부 정부가 지난달 26일 모든 유전을 폐쇄하고 생산과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제 유가는 거래일 하루 만에 3% 넘게 올랐다.

그러다 최근 리비아 공급 리스크가 해소될 조짐이 보이면서 유가가 다시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리비아의 양대 세력 입법기구가 유엔이 중재한 회담에서 새 중앙은행 총재를 선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가 다음 달부터 계획대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한 결정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수요가 줄어든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