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테라파워에 약 4000만달러(약 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4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국 4세대 원전 SMR 개발사 테라파워의 지분 인수 계획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국내 에너지 공기업이 SMR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으로, 이를 통해 에너지 분야에서 한미간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2006년 창업한 4세대 SMR을 개발하는 업체다. 6월에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SMR ‘나트륨’을 포함한 전력생산 장비 공사에 착수했다. SMR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북미 기업 중 하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4월 SK, SK이노베이션과 함께 테라파워의 글로벌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수원은 SK그룹이 테라파워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을 매입한다. 앞서 SK는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 5000만원을 투자한 바 있는데 업계에 따르면 SK가 초기 지분 투자할 당시부터 한수원의 지분 참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액은 SK 측이 테라파워에 투자를 집행할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 시 한수원이 SPC의 주식 16%를 보유하게 되며 이를 통해 테라파워에 투자하는 형태가 된다. 한수원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 중인 3세대 혁신형 SMR(i-smr)에 이어 4세대 SMR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다.
한수원은 이르면 이달 중 SK 측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