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중국과의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편광필름 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1조1210억원에 매각한다고 10일 공시했다. 편광필름은 스마트폰용 화면이나 PC 모니터, TV 화면 등에 탑재돼 선명하고 맑은 화면을 구현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LCD(액정표시장치)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디스플레이 패널에 부착해 빛의 흐름을 제어하거나 밝기를 조절한다.

매각 대상은 청주·수원 사업장의 편광필름 제조 및 판매 등 사업 일체와 중국 우시법인 지분 전량이다. 이 회사는 2015년 2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우시(無錫)에 편광필름 공장도 세웠는데, 약 9년 만에 철수하게 된 것이다. 대신 반도체·OLED·배터리 소재에 투자를 더 늘려 주력인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이기로 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 기업들이 대량 생산한 편광필름을 저가에 대량 판매하면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 매각 이유다. 매수자로 나선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도 편광필름을 만드는 중국 HMO와 투자회사인 눠옌(NY) 캐피털이 함께 만든 합자회사다.

또 작년 6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그룹 내부에서 공급할 곳이 없어지기도 했다.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편광필름을 포함한 LCD 관련 분야에서 철수하는 추세다. LCD는 사실상 중국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일본 대표 디스플레이 기업 중 한 곳인 샤프는 지난 8월 TV용 LCD 생산을 중단했다. LG디스플레이도 2022년 국내에서 TV용 LCD 생산을 중단했고, 중국 광저우 공장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관련, LG화학도 지난해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업체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