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경기 의왕시 전력거래소 경인전력관제센터에서 9월 늦더위 대비 전력수급 관리현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뒤 상황실을 둘러보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9월 최대 전력 수요가 지난해 여름 최대치에 육박했다. 전력 수요는 사흘 연속 90GW(기가와트)를 웃돌았다.

12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최대 전력 수요는 오후 5시 기준 93.2GW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7일 기록한 작년 최대 전력 수요 93.6GW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앞서 전력 수요는 지난 9일 90.2GW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9월에 90GW를 돌파했다. 지난 10일 93.1GW를 기록한 데 이어 3일 연속 90GW대를 나타냈다.

최대 전력 수요 90GW는 한여름과 한겨울 냉난방 전력 수요가 폭증할 때나 기록하던 수치이지만, 가을철에 접어든 9월에 3일이나 찍은 것이다. 90GW를 웃돈 날은 지난해만 해도 한여름이던 지난해 8월에는 4일에 그쳤다. 하지만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확산 속에 무더위까지 겹치며 지난달 31일 중 14일이나 90GW대를 나타낸 데 이어 9월에도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이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은 조만간 전력 공급이 남아도는 상황으로 급반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과 달리 일시적으로 해가 좋은 가을 낮에는 태양광 등 공급은 커지는 상황에서 선선한 날씨로 수요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며 발전기를 끄거나 출력을 낮춰야 하는 발전 제약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과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한여름, 한겨울 몇주였던 전력 수급 불안 시기가 이젠 1년 내내 이어지고 있다”며 “여름철 전력 수요 성수기가 길어지며 발전기 계획예방정비가 늦어지는 가운데 일시에 정비가 몰리면, 또 다른 전력 수급 불안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