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비철 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관련해, 19일 고려아연 노조가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악의적, 약탈적 공개매수 철회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현 경영진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울산시, 고려아연 노조 각각 충분히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9년 이후 악화한 고려아연의 재무구조를 지적하며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뉴스1

한국노총 산하 고려아연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MBK 본사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고 MBK·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50년 역사의 세계 최고의 비철 금속 제련회사인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게 회사를 빼앗기는 엄청난 위협 앞에 직면해있다”며 “이들은 지난 50년간 근로자들의 피땀과 헌신으로 일군 고려아연을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매수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는 즉각적인 공개매수 철회를 선언하고, 고려아연 노동자의 일자리 침탈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의 적극적 개입도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는 국가기간산업의 핵심인 고려아연을 약탈하여 해외자본으로 팔아넘길 우려가 있는 이번 공개매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했다. 고려아연 지분 약 7%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로 꼽히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MBK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각에서 제기된 ‘중국 자본 의혹’ 등에 대해 반박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MBK파트너스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2005년 설립돼 국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토종펀드로 외국계 펀드가 아니”라며, “중국계 펀드라는 주장은 마타도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중국에 매각하지 않는다”며 “정부 당국자도 보고 있을 것이라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최근 울산시, 울산시의회에서 제기한 ‘기업 사냥 먹튀’ 의혹에 대해서도 “공개매수 규정 때문에 사전에 긴밀하게 협의할 수 없었으며, 현재 울산시에 면담을 요청했고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