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비철 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관련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부실 투자 등 거버넌스(지배 구조) 문제를 제기했다. 고려아연 측은 “악의적이고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허황된 의혹들”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에 대해 명예훼손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MBK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등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의무 위반 △지급 보증 관련 상법 위반 혐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제기했다. 최 회장 주도로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거나 고려아연 본업인 제련 등과 무관한 투자를 지속했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미국의 폐자원 활용 기업인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해선 “완전자본잠식 기업을 매출액의 20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투자했다”며 “실사를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출자와 관련해 풍부한 여유자금 활용을 통한 투자수익 제고의 일환으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려아연은 “블라인드 펀드는 성질상 해당 펀드가 어느 사업에 투자를 집행하는지 LP가 관여할 수 없다”며 “고려아연의 본업과 관련이 낮은 기업에 투자가 집행됐다는 이유를 들어 비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해당 펀드 일부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만으로 투자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이 투자한 사모펀드가 재판을 받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서도 “이미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진행됐으며, 재판까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고려아연에 대해서는 기소나 재판이 진행 중인 바가 없다”고 했다.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와 관련해서는 투자 당시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의 기업가치 보고서를 토대로 적정가치를 산정한 뒤 매도인과의 협상 및 합리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거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해외시장 투자계획에 대해 아무런 구체적인 근거자료 없이 문제가 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건 악의적이고 허황된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며 “고려아연의 사업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