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영풍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백기사(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호 지분을 합한 양측 지분은 30% 대 초반으로 팽팽한 가운데, 오는 10월 4일까지 최대 약 14%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MBK측과 우군 확보에 나선 고려아연의 물밑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조선일보 DB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로 출국해 일본 주요 상사 기업 등을 만나 회의를 가졌다. 고려아연과 이전부터 협업을 해온 해외 ‘파트너’ 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 관련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최 회장은 고려아연 계열사·협력사 임직원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 며칠간 밤 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추석 연휴를 이용한 출장에서 해외 협력사들과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MBK는 영풍과 특수관계인, 우호세력을 포함해 지분 약 33.1%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10월 4일까지 7%~14.6%의 지분을 추가로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최 회장과 최씨 일가, 우호 세력을 포함한 지분은 약 34%로 현재 영풍 측에 다소 앞서지만 약 15%는 대기업(현대차, LG화학, 한화그룹)의 지분이다. MBK 측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 3사는 최 회장은 우호 세력이 아니라, 고려아연이라는 회사의 협력 회사”라는 입장이다.

한편, 고려아연 생산 거점인 온산제련소가 있는 울산 지역에선 ‘MBK 공개매수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 울산시의회의 공개 반대에 이어 울산 상공계도 고려아연 현 경영진 지지에 나섰다. 울산상의도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