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 라인 내 클린룸. /삼성전자

올해 상반기 한국·미국·일본의 주요 기업 실적을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보니 한국 기업의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한·미·일 업종별 대표기업 경영실적 비교’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한국·미국 16개 업체, 일본 12개 업체다. 반도체, 철강, 자동차, 유통, 제약·바이오, 정유, 통신, 인터넷서비스 8개 업종에서 나라별로 2개 업체씩을 선정했다. 다만 일본의 경우 반도체와 인터넷서비스 분야 대표 기업이 한·미와 비교하기엔 규모가 작아 이번 분석에서 제외했다.

◇반도체 고성장, 철강은 나홀로 매출 감소

한·미·일 주요 기업을 업종별로 분석해보니 반도체(81.3%) 업종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분석에 포함된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 엔비디아·인텔 모두 작년 상반기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매출 상승률이 세자릿수에 달한 SK하이닉스·엔비디아와 달리 삼성전자·인텔은 각각 18%, 3.6% 상승에 그쳤다.

철강 업종은 8개 업종 가운데 나홀로 매출이 감소했다. 한·미·일 주요 6개 철강 기업 가운데 일본제철을 제외하곤 모두 매출이 줄었다. 경총은 “건설 시장이 둔화하고 고금리가 계속되는 등 글로벌 경기가 침체한 영향이 크다”고 했다. 원재료·제품 가격 약세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업종은 매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지만 영업이익률은 상승 추세를 보였다. 유통 업종은 쿠팡이 24%, 아마존이 11.3% 증가하는 등 온라인 기반 업체의 매출 성장률이 높았다.

정유 업종은 한·미·일 모두 평균 매출이 소폭 증가하며 작년 역성장에서 반전된 모습을 보였다. 경총은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 등으로 올 1분기에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상반기 매출 실적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매출 성장률은 한국, 영업이익률은 미국 높아

올해 상반기 기준 각국 대표 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한국이 17.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14.6%), 일본(7.1%) 순이었다.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포함된 반도체(75.4%) 업종의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이 들어간 제약·바이오(38.1%) 업종도 선방했다. 반면 철강(-9.4%)과 통신(2.1%) 업종은 매출이 감소했거나 증가율이 낮았다.

미국에서는 반도체(87.3%)·인터넷서비스(19.5%) 업종이, 일본에서는 자동차(16.7%)·제약바이오(14.6%) 업종이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반대로 매출 증가율이 가장 낮은 하위 2개 업종은 미국에선 철강(-11.9%)·통신업(0.0%), 일본에선 철강(0.5%)·유통업(2.6%)이었다.

상반기 각국 주요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미국이 18.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9.5%), 일본(7.5%) 순이었다. 한국 기업이 매출 성장에선 강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여전히 미국 기업이 우위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