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오롱FnC 사옥에 행정안전부 과장급 공무원 10명이 방문했다. 행안부 기업 혁신 사례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계 최초로 양궁화를 개발한 코오롱의 사례를 배우기 위해서다. 코오롱은 발바닥 면적이 최대한 많이 지면에 닿도록 하고, 경사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는 양궁화를 만들어 올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양궁 국가 대표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이런 개발 이야기가 전해지자 행안부가 코오롱에 먼저 수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에서는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이우석 선수가 양궁화 개발에 동참했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했다. 이 선수는 “작년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회장님(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골프화도 있고 테니스화도 있는데 양궁화는 왜 없냐’고 아이디어를 내 개발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무 책임자인 박세종 코오롱스포츠 신발개발파트리더가 ㈜코오롱의 스포츠TF, 코오롱스포츠, 코오롱 양궁팀, 양궁협회 협업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통상 18개월 걸리는 신발 개발·제작 기간을 11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던 건 기획, 생산, 디자인, R&D(연구·개발), 선수단 등 전문가들이 긴밀히 협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공무원은 “양궁화 시장이 크지 않아 큰 이익이 없지 않으냐”는 질문을 했다. 박 파트리더는 “당장 수익보다는 신제품 개발을 통해 얻게 되는 기술과 노하우는 결국 제품력으로 연결되고 R&D 역량도 강화된다”고 답했다. 이번 교육을 기획한 정영준 행안부 기획조정실장은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민간의 사례가 국가 행정에서도 능동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