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등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의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선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기업으로, 사모 펀드 MBK와 영풍 측이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해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인 곳이다. 영풍정밀은 시가총액이 4000억원가량으로 상대적으로 경영권 수성(守城)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씨 일가는 2일부터 21일까지 주당 3만원에 영풍정밀 주식 393만7500주(25%)에 대한 공개 매수에 들어간다. 현재 최씨 일가는 최창규 회장과 최윤범 회장 등을 포함해 영풍정밀 지분 35.45%를 보유하고 있다.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씨 일가의 지분율(21.25%)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다. MBK·영풍 측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영풍정밀 대상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인 만큼 확고하게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MBK 연합의 공개 매수가는 최초 주당 2만원이었지만 분쟁이 격화하면서 현재 2만5000원까지 가격이 올라갔다. 1일 현재 영풍정밀 주가는 2만5300원이다.
또 고려아연 측은 2일 자사주 취득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나오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자사주 매입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MBK 측의 공개 매수 단가인 주당 75만원보다 높은 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80만원대를 전망한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취득이 허용되면, 이후 이를 전량 소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자사주 취득으로 회사의 경영권을 지키고, 취득한 주식을 소각해 주주 환원에 나선다는 명분이다.
고려아연의 이 같은 방침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배임 논란을 차단하고 법원 결정을 유리하게 끌어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특정 주주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를 위한 것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일반 주주들에게도 혜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