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찾아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MLCC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의 핵심 부품이다. 전기를 저장하고 있다가,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IT 기기가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전기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필리핀의 MLCC 생산 상황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스마트폰에는 MLCC가 1000개 정도 들어가지만, 전기차 한 대에는 2만여개가 탑재될뿐 아니라 더 높은 내구성이 필요해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크기는 쌀 한 톨보다 작지만 와인잔에 가득 채우면 가격이 수억원이 될만큼 부가가치가 높다. 전기차·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 이 같은 고성능 전장용 MLCC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칼람바에서 간담회를 통해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고 애로사항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22년 부산에 이어 지난해 중국 톈진, 올해 필리핀까지 3년새 삼성의 3대 MLCC 생산거점을 모두 찾았다. 삼성 관계자는 “차량용 전장(전자 장치)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초격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장 경영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과거 부산 사업장을 찾았을 당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전기는 1998년부터 MLCC를 개발·생산해왔다. 급성장하는 전장용 MLCC 시장 선점을 위해 2018년에 톈진에 MLCC 2공장을 지었다. 필리핀은 2000년부터 IT 제품용 MLCC를 생산해왔고,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부산을 연구개발·생산 중심의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고, 중국과 필리핀은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