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MBK-영풍과 공개매수 경쟁을 벌이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 89만원으로 올린다.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 지분을 오는 14일까지 공개매수하는 MBK측에 맞서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11일 오전 고려아연은 공시를 통해 오는 23일까지 진행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관련, 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이 공시에 앞서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꼽힌 영풍정밀 공개매수가격도 이날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다.
지난달 13일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경영권을 둔 양측의 ‘쩐의 전쟁’은 급속도로 커졌다.
지난달 13일 MBK 측은 고려아연 주당 66만원, 영풍정밀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했는데, 주가가 급등해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하자 그달 26일 각각 공개매수가를 주당 75만원, 주당 2만5000원으로 먼저 올렸다.
이후 최 회장 측이 지난 2일 ‘맞불’ 공개매수를 발표하며 고려아연 주식은 자사주 매입 형태로 주당 83만원, 영풍정밀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주당 3만원 매수에 나섰다.
이후 MBK측이 2차 상향에 나서며 양측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MBK는 지난 4일 주당 고려아연 83만원, 영풍정밀 3만원 조건으로 올리며 최 회장 측과 동일한 조건을 제시했다.
양측의 공개매수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결국 금융당국도 조치에 나섰다. 지난 8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관련해 불공정거래 등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며칠간 시장은 소강 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9일에는 MBK측이 “더 이상 공개매수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마지막 선택은 최 회장 측에 남은 상황이었다. 이날 최 회장 측이 MBK보다 약 10% 이상 높은 공개매수가를 제시하면서 양측의 ‘가격 경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MBK 측의 공개매수는 오는 14일 끝나는데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비해 세금이 적고, 일찍 청약을 끝내고 빨리 대금을 정산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 회장 측 공개매수는 오는 23일 끝나 기간은 늦지만 ‘가격 메리트’가 장점이다. 다만, MBK가 법원에 제기한 ‘고려아연의 자사수 매입 절차 중지’ 가처분 결론 등이 변수로 남아있다. 가처분 결과는 오는 21일쯤 나올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