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중국산 감시카메라와 일부 부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정부기관에 설치된 중국산 감시카메라를 모두 없애는 등의 규제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네덜란드와 같은 나라들이다. 카메라를 통해 영상이 중국 쪽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가장 먼저 조치를 취한 건 미국이다. 2019년 미국에서는 자국 생산 제품처럼 둔갑된 중국산 감시카메라가 정부기관 등에 설치됐다. 미 육군과 공군 기지, 에너지부 시설, 해군 시설 및 심지어 항공모함에 설치된 것이 드러나자 미국 브루클린 연방 검찰은 2019년 제조업체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제조돼 해킹에 취약한 감시카메라가 미 정부기관에 설치돼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22년 대만에서는 한 가정집을 비추는 중국 감시카메라 영상이 실시간으로 중국 웹사이트에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중국산 감시카메라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추진됐다. 대만중앙방송국(CBS)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대만의 한 시민이 중국의 웹사이트에 대만 가정집과 사무실을 비추는 700개 이상의 영상이 게시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해당 사이트에는 일반 가정집의 입구나 거실, 공장이나 사무실을 드나드는 사람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고화질 영상이 올라와 있었고,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 위치까지 적혀 있었다.
2022년 영국과 2023년 호주 연방정부는 정부 기관 등 보안이 중요한 지역에 설치된 중국산 감시카메라를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네덜란드는 자국에 설치된 1300여 대의 중국산 감시카메라 전체에 대해 영상물 등이 중국 정부로 전송될 가능성이 있다며 5년 내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에서도 중국산 감시카메라의 영상 유출 피해가 발생해 내부 직원들에게 경계하라는 주의문이 발송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AU 본부 회의실과 복도에 설치된 중국산 감시카메라의 영상이 중국 해커 집단에 의해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