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33)씨와 미국인 해병대 예비군 장교 케빈 황(34)씨가 13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양가 친인척과 재계 인사 등 하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가량 진행됐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이날 신부 측 부모석에 나란히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본식 2시간 전인 오전 11시쯤 식장에 도착했고, 잠시 뒤 최 회장은 다른 차량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재산분할 항소심 판결 이후 이혼한 상태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예식은 주례 없이 사회자가 한국어, 영어로 동시에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랑과 신부 모두 ‘군(軍)’이라는 공통점으로 가까워진만큼 예식에 앞서 ‘한미 전우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후 신랑 케빈 황씨와 신부 민정씨가 결혼을 기념하는 각자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결혼식에는 장녀 최윤정(35)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장남 최인근(29) SK E&S 패스키 매니저를 비롯해 최 회장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사촌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일가친척과 SK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이재현 CJ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민정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신랑 케빈 황씨는 미국인 해병대 장교로, 두 사람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살면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군’ 복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졌다고 한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케빈 황씨는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이다. 다음 달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의 군수 분야 관련 보직을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씨는 지난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고, 2015년 청해부대 소속으로 아덴만에 파병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