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김지호기자, 연합뉴스 /그래픽=백형선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사모 펀드 MBK·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전격 회동을 했다. MBK 측의 공개 매수 종료일(14일)을 이틀 앞두고 만난 것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은 정부 고위 관계자 중재로 지난 12일 저녁 회동했다. 양측은 타협안의 가능성을 타진해 봤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선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아연 최 회장 측 지분율은 약 34%, MBK·영풍 연합은 33.1%이다. 시장 관심사는 14일 공개 매수를 종료하는 MBK 측이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쏠려있다. 투자업계에선 MBK 측 공개 매수 가격(83만원)이 고려아연(89만원)보다 낮은 만큼 최대 목표 수량(14.6%)을 채우긴 어렵지만, 한 자릿수대 지분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이 진행하는 공개 매수 방식이 달라, 적용 세금(양도소득세 혹은 배당소득세)이 차이 나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도 MBK 측을 택하는 투자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주말에도 각 사의 공개 매수에 응했을 때, 세금 계산식을 비교해 가며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고려아연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MBK는 공개 매수에서 단 1주만 청약을 받아도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을 헐값에 취득할 수 있다”며 “국가의 비철금속 핵심 소재 기업을 어떻게 육성, 발전시킬지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이 오로지 경영권만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는 오는 23일까지 지속된다. 고려아연은 전체 주식의 최대 17.5%를 자사주 공개 매수로 확보한다. 우군인 베인캐피털도 별도로 2.5%를 공개 매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