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이 18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재차 주장하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18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에 입장하면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장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책임경영을 위해 등기이사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5일 발표한 ‘삼성 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를 통해서도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주장했다. 그는 “삼성은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의 약화, 인재 영입의 어려움과 기술 유출 등 사면초가의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삼성의 컨트롤타워 재건에 대한 질문에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지만, 위원회나 삼성 안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출신의 법조인이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삼성은 “독립기구인 준감위 위원장의 발언에 입장을 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재계에선 삼성이 내부적으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검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계열사는 다르지만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는 아니지만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어 법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