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사회가 열린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가 위치한 빌딩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최윤범 현 회장 측이 17일 “특정 세력이 주가를 조작한 의혹이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냈다. MBK 측은 즉각 “흑색선전을 중단하라.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맞섰다.

이날 고려아연은 MBK 측의 주식 공개 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장중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주가가 오후 갑자기 떨어진 것에 대해, 특정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4일은 월요일이었는데, 그 직전 거래일인 11일(금요일)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 매수 가격을 MBK 측(83만원)보다 높은 89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 영향으로 11일 종가 79만4000원이었던 주가는 14일 오전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오후 1시쯤 주가는 82만원이 됐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2시간 만에 77만9000원으로 떨어졌고, 결국 전날 종가보다 0.1% 하락한 79만3000원에 장이 마감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시 시장에서는 MBK 측 공개 매수 가격보다 주가가 높게 형성되면 투자자들이 MBK 측보다 고려아연 쪽 공개 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고가를 찍은 후 매도량이 급증했는데,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내리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인위적으로 MBK 측에 유리하게 주가가 움직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금감원이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냈다는 주장이다.

MBK는 이날 오후 즉각 반박했다. MBK는 “MBK와 영풍은 공개 매수로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사려는 입장이었는데, 시장에서 (주주들이) 주식을 팔게 하는 방식으로 시세 조종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끊임없이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는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에게 강력히 경고한다”고 했다.

양측의 신경전은 오는 23일 고려아연 측 공개 매수가 끝날 때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79만4000원으로 16일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해 고려아연 공개 매수 가격을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