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알려진 동해 영일만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1차 탐사시추에 세계 1위 석유 시추 기업인 미국 슐럼버거가 참여한다. 슐럼버거는 시추 과정에서 채굴되는 암석과 가스 등의 성분을 기록·분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20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슐럼버거에 동해 영일만 가스전 1차 시추를 위한 ‘이수검층(mud logging)’ 용역 기술평가를 의뢰했다. 이 사업에는 총 3개 회사가 제안서를 제출했고 이 중 슐럼버거가 낙찰됐다.
이수검층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은 광구를 파는 탐사시추 작업의 핵심 과정 중 하나다. 땅 속을 파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수(흙탕물)에 섞인 가스의 양과 성분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지질 데이터를 쌓는 한편, 석유·가스 매장량과 향후의 생산량을 예측하기 위한 모델을 수립할 수 있다.
앞서 슐럼버거는 2022년 말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 대한 석유공사와 호주 시추 기업 우드사이드의 탐사 결과를 제3자 입장에서 평가하기도 했다. 야당은 이에 대해 당시 슐럼버거 측 보고서 일부를 인용해 슐럼버거가 동해 가스전 사업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는데 정부가 이를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슐럼버거가 보고서를 통해 “상당한 리스크가 있고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미숙하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공 확률이 여전히 높고 추가 기술 평가도 필요하다는 내용도 동시에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심해 탐사 전문 업체인 액트지오에 의뢰해 추가 평가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액트지오는 이 지역에 최소 35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오는 12월 예정된 1차 탐사시추는 사람의 몸으로 따지면 ‘조직 검사’에 비유된다. 지하로 시추공을 뚫고, 암석을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검사 장비를 넣어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층을 관찰하는 작업이다. 다음달에는 첫 시추공을 뚫을 드릴쉽 ‘웨스트 카펠라’ 호가 한국으로 출발한다.
석유공사는 “탐사시추 데이터를 분석하면 석유·가스 매장량과 질, 암석 내부에서 석유·가스가 잘 흘러갈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며 “시추공이 앞으로 이 구조에서 나올 석유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