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추진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일인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모니터를 통해 고려아연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뉴스1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MBK·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현 회장 측의 주식 공개매수 경쟁이 41일 만에 끝이 났다. MBK 측의 공개 매수에 대항해 지난 2일 최 회장 측이 시작한 자사주 공개매수가 23일 마무리되면서다. 양측 모두 공개매수를 통해 확실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다시 24일부터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거나 국민연금 등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래 고려아연 측은 이날까지 공개 매수를 통해 최대 20%의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었다. 베인캐피탈이 이 중 2.5%를 확보해 우호 지분으로 삼고, 17.5%는 매입 후 소각하는 게 핵심이었다. 고려아연은 23일까지 청약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오는 28일쯤 공시할 계획이다. 다만 자본시장 안팎에선 현재 증시에서 거래되는 고려아연 주식 유통 물량이 18% 안팎인 데다, 23일 고려아연 주가가 주당 87만6000원으로 공개매수 가격(89만원)에 근접하게 오른 만큼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가 예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앞서 MBK 측은 지난 14일 종료된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서 지분 5.34%를 추가 확보해 공개 매수 시작 전 약 33%였던 지분율을 38%까지 올렸다. 자본시장에서 평가하는 우호세력을 포함한 최 회장 측의 지분(34%)을 앞섰다. 이날 끝난 공개매수로 최 회장 측 지분이 2% 정도 늘어나더라도 여전히 MBK 측이 좀 더 우세하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한 지분율 기준으로 MBK 측은 46~48% 전후, 최 회장 측은 43~45% 전후에 이른다는 게 다수의 관측이다.

이 때문에 양측의 주식 공개매수가 끝나면서 24일부터 최대 10% 안팎에 이르는 나머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장내 주식 매수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의 우호 지분 확보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열릴 임시 주주총회나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과반을 확보해 이사 선임이나 주요 의사 결정을 좌우하기 위해서다. 특히 공개매수 시작 전 기준으로 약 7%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 지지를 받는 게 더 중요해졌다. 이 점을 감안해 앞으로 양측은 자기가 경영권을 가져야 할 명분을 강조하면서 치열한 장외전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