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요금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인상된다. 산업용 전기 요금이 평균 9.7% 오르고, 소상공인과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 요금은 동결된다. 전기 요금 인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의 전력량계. /뉴시스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부터 산업용 전기 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6.1원(9.7%) 올린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대기업·중견기업 대상 전기 요금은 kWh당 16.9원(10.2%) 올라, 역대 최대 인상 폭을 보였다. 지난해 11월에는 동결됐던 중소기업 대상 전기 요금은 kWh당 8.5원(5.2%) 오른다.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기준 전체 전력 사용량의 53.2%에 이른다. 올해 1~8월 기준으로는 52.2%였다.

한전은 “이번 전기요금 조정은 그간 누적된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하되, 물가·서민경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이에 따라 주택용, 일반 소상공인용 등은 동결하고 산업용 고객에 한정해 전기 요금을 인상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산업용 전기요금만 kWh당 10.6원(6.9%) 올렸고, 가정과 소상공인 전기 요금은 동결했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kWh당 8원 인상된 후 1년 5개월째 동결된 상태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만으로는 부채만 200조원이 넘는 한전의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무더위가 심해지는데다 스타일러·인덕션 등 전기를 사용하는 가전제품들이 계속해서 보급되면서 가정용 전력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1~8월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했지만, 일반용은 2.4%, 주택용은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의 재무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부채는 지난해 말 202조45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202조8900억원으로 되려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에 이자로 사용한 비용은 2조 284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