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IRA(인플레감축법)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PMC)와 관련된 최종 가이던스를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기존 ‘잠정 가이던스’에 비해, 배터리 업체가 추가 보조금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AMPC로 불리는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는 배터리·태양광·풍력·핵심광물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에 주는 혜택이다. 미 재무부는 작년 12월 잠정 가이던스를 발표했었고, 국내외 의견 수렴 절차 거쳐 10개월만에 최종 가이던스를 확정했다.
잠정 가이던스에서는 배터리의 경우, 셀 생산 업체에 1kWh당 35달러, 모듈 생산 업체에 10달러의 세액 공제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모듈’ 규정이 애매했다.
미 정부가 ‘모듈’ 관련 규정의 보충 설명에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 팩 생산 및 판매에 대한 크레딧은 허용하지만 최종 사용 구성이 아닌 모듈 생산에 대한 크레딧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써놓은 것이다. 이때문에 10달러의 모듈 공제는, 배터리 업계가 받기 힘들다는 해석이 나왔다.
배터리는 가장 기본적인 ‘셀’을 먼저 만들고, 셀을 모아 묶는 것이 ‘모듈’이다. 모듈을 또 여러 개 합친 것이 ‘팩’이다. 대체로 배터리 업체들은 셀이나 모듈 단계까지만 제조해 납품한다. 팩 단계는 완성차 업체들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미 재무부에 규정을 명확히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최종 가이던스에는 ‘모듈’에 대한 보충 설명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지정된 최종 용도에 맞게 전압 또는 전류를 생성하는 2개 이상의 배터리 셀을 사용하는 경우”와 “용량 7kwh 이상인 경우”가 모듈이라는 기존 정의로만 모듈 판단이 가능해졌다. 또 여기에 “2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이 여러가지인 경우, 최초로 제조되고 팔린 제품이 모듈”이라는 규정이 새롭게 추가됐다. 팩보다는 모듈이 보조금 지급 대상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이 추가 보조금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AMPC의 시행은 2023년 1월 생산한 것부터 이미 적용되고 있다. 우리 배터리 업계는 잠정 가이던스에 따라 생산세액공제(AMPC) 크레딧을 재무제표에 반영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는 셀 단위 사업을 주로하고, 모듈 사업을 많이 하지 않고 있어서 기존 재무제표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향후 모듈 사업을 확대할 경우 기존에 기대하지 않았던 추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온은 조지아주에서 배터리 모듈 사업을 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모듈 관련 보조금을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한 상태라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기존 모호하게 해석될 수 있었던 부분이 더 명확해진 만큼 향후 북미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에 도움이 되게 규정이 명확해진 것은 맞지만, 향후 완성차업체들이 모듈 사업을 가져가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