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9.85%를 확보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 역할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한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지분 1.41%를 확보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앞./연합뉴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최대 20%를 목표로, 베인캐피털 측과 안분비례하면 자사주 최대 17.5%, 베인 측 우호지분 2.5%가 최대였다. 이날 고려아연 공시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주식 233만1302주가 응모했고 고려아연은 이를 모두 매수했다.

MBK·영풍 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지분 경쟁도 팽팽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MBK측은 기존 지분 약 33%에 공개매수 지분 5.34%를 더해 38%대 수준이다. 최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합한 기존 지분이 약 34%였고, 공개매수를 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베인캐피탈 몫 공개매수 지분 약 1.41%가 더해지면 최대 36%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양측이 이미 7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품절주(유통 물량이 현저히 적은 주식 종목)’이 됐다. MBK 측이 지난 14일 마감한 공개 매수로 5.34%(약 110만주)를 가져가며 시장 유통 주식은 17~18% 내외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는데,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에서도 약 12%가 응모하면서, 사실상 5% 내외 주식만 남은 셈이 됐다. 품절주는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량에도 주가 등락이 심하다. 시장에 남은 소수 지분을 누가 더 빨리, 많이 확보하는지가 향후 양측의 주주총회 표 대결 승부처로 꼽힌다.

MBK는 이날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 공개매수 청약 결과에 대한 입장문’ 보도자료를 내고 “MBK측 공개매수가(주당 83만원)보다 주당 6만원이나 높았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많은 수의 주주분들이 청약하지 않은 점은 그만큼 무너진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겠다는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대의에 동참하시고 이를 지지하시는 주주분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통해서 주주분들께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하려고 하는지, 최 회장의 전횡으로 인해 무력화됐던 이사회 기능은 어떤 방법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지 상세하게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MBK 측이 임시 주총 개최를 시도하면 현재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최 회장 측은 임시 주총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MBK가 법원에 임시 주총 허가 신청을 하고, 법원 결정이 나오기까지 보통 1~2개월 걸리기 때문에 주총이 개최돼도 연말이나 내년 초가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