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사업 협력 MOU를 체결한 장인화(오른쪽) 포스코그룹 회장과 인도 JSW그룹 사잔 잔달 회장. /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이 인도 오디샤(옛 오리사)에서 제철소 건설을 다시 추진한다. 오디샤는 지난 2005년 포스코가 처음으로 인도 제철소를 추진했던 곳이다. 포스코는 이후 2022년까지 총 네 차례 현지에 제철소를 지으려 했지만, 인도 정부의 정책 변경과 합작사 문제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인도에서 포스코가 기술 우위에 있는 자동차 강판 수요가 늘어난 데다, 지난 10년간 인도 현지에서 냉연·도금(자동차 강판·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철강 제품) 공장을 운영하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고 판단해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이차전지소재·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 MOU(양해각서)를 지난 21일 체결하고, 인도에서 일관(一貫)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철강 공정은 크게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뽑는 제선(製銑),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製鋼), 쇳물을 쇠판(슬래브) 형태로 만들어 압력을 가해 제품으로 만드는 압연(壓延) 등 세 공정으로 나뉘는데 이를 모두 갖춘 시설이 일관제철소다.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은 우선 오디샤에 연간 생산 500만t(톤)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이후 시설 확장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이 2012년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에 준공한 냉연·도금 공장은 자동차 강판 사업이 주축이다. 한국에서 철강을 공급하면 이 공장에서 냉연·도금 강판으로 만들어 가공해서 완성차 업체 요구에 맞게 공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제철소가 조성되면 포스코는 가격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경제 블록화 극복과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투자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등 제철소 건설까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MOU를 맺은 JSW그룹은 오디샤 지역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및 정부 인허가를 획득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