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반독점 당국(UOHS)이 30일(현지 시각)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EDF(전력공사)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자국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한국수력원자력과의 계약 진행을 일시 보류 조치 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웨스팅하우스와 EDF는 체코 신규 원전 수주전에서 한수원과 3파전을 벌이다 탈락했던 상대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한수원 측은 “이의 제기 접수에 따른 통상적인 조치로, 내년 3월로 예정된 본계약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UOHS는 “웨스팅하우스와 EDF의 이의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면서도 “(이 결정이) 앞으로 관련 소송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체코 정부는 지난 7월 자국 두코바니 원전 추가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하고, 내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맺기로 했다. 1000MW(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건설하는 180억달러(약 25조원) 규모 공사다.
하지만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웨스팅하우스와 EDF는 각각 체코 반독점 당국에 이의 신청을 했고, UOHS는 두 회사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검토해왔다. 이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우리 회사(웨스팅하우스)가 원천 기술을 가진 원자로 설계 기술을 활용했다. 우리 허락 없이 제3자(한수원)가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원자력발전소 수주 사업을 발주한 체코전력공사(CEZ)는 로이터에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부터 관련 법률을 준수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외신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와 한수원은 “진정이 접수됐기 때문에 관련 표준 절차에 따라서 예비 조치를 한 것일 뿐”이라며 “한수원과 발주사 간의 계약 협상은 기존에 정해진 절차와 일정에 따라 내년 3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팀코리아는 체코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우리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을 비롯해 체코 측과도 긴밀히 소통‧공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번 조치는 체코 당국이 진정 검토 결과를 어떻게 결정하는지와는 무관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