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8월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참석주주 85.75%의 찬성률로 통과됐다./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법인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7월 합병 발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SK E&S와 합병이 마무리됨에 따라 새 합병 법인이 출범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기준 자산 105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SK E&S와의 합병과 함께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 절차를 마쳤으며, 내년 2월1일에는 SK온과 SK엔텀과의 합병도 끝낼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에 기존 SK E&S의 LNG(액화천연가스) 밸류체인까지 더하면서 석유·가스·전력 등 주요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쳐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한다. 합병 후 기존 SK E&S는 SK이노베이션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되며, 새 사명 ‘SK이노베이션 E&S’를 사용할 예정이다. 조직 운영도 기존 체제를 유지해 사업 경쟁력을 지속하며, 합병에 따라 통합이 불가피한 ‘이사회 사무국’ 등 일부 조직 및 업무만 통합 운영된다. SK온도 이번에 합병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새 사명을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로 정하고 CIC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SK E&S 합병을 계기로 크게 SK이노베이션, SK E&S, SK㈜로 나뉘어 있는 SK그룹의 에너지 사업도 하나로 모았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합병 발표 후 ‘통합 시너지 추진단’과 ‘에너지 설루션 사업단’을 꾸려 사업 구체화를 준비했다. 에너지 설루션 사업단 초대 단장은 김무환 전 SK㈜ 그린부문장이 맡았으며, 사업단은 SK㈜와 SK이노베이션, 옛 SK E&S,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등의 신에너지 사업 인력 3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사업단 출범과 함께 SK이노베이션으로 소속을 이동했다. 사업단은 SK그룹 내 산재해 있던 소형모듈원전(SMR),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설루션 관련 사업 발굴과 개발, 실행을 맡는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이번 합병으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더 큰 미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사업간 시너지로 고객과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당부했으며, 각자 대표로 CIC를 이끌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도 “합병법인의 다양한 에너지원과 사업·기술 역량을 결합해 고객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설루션 패키지를 제공하고 에너지 산업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