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약 23% 증가했지만,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약 20%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 배터리 기업은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내세워 내수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해외시장을 확대하며 점유율을 늘렸다.
6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 포함)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599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23.4% 늘어났다. 연간 70~100% 성장률을 기록한 2021~2022년 대비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각각 늘었지만, 3사 합산 시장점유율은 3.4%포인트 하락한 20.8%로 집계됐다. 점유율 3위 LG엔솔은 사용량은 4.3%(72.4GWh) 늘었지만, 점유율은 전년 14.3%에서 12.1%로 내려갔다. SK온 역시 현대차·메르세데스 벤츠·포드 등 고객사 전기차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사용량이 12.4%(28.5GWh) 늘었지만, 점유율 순위는 5위(4.8%)로 한 계단 밀려났다. 삼성SDI(7위)는 점유율 4.0%를 기록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강세를 이어갔다. 중국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26.5% 성장한 219.6GWh(점유율 36.7%)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BYD(비야디)도 28.0% 성장한 98.5GWh 규모가 탑재돼 2위(점유율 16.1%)를 지켰다. 점유율은 각각 0.9%포인트, 0.5%포인트 늘었다. SNE리서치는 “미국, 유럽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