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에 협력을 요청한 가운데 국내 조선사가 미 해군이 발주한 ‘함정 MRO(유지·보수)’ 사업을 3개월 만에 또 따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인 ‘유콘함’의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12일 밝혔다. 1994년 3월 취역한 3만1000t 규모 유콘함은 내년 4월까지 수리를 마치고 미 해군에 다시 인도될 예정이다. 수주 금액은 수백억원대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현재 거제조선소에서 4만t급 미 해군 군사지원함 월리쉬라함도 정비 중이다. 지난 8월 한국 조선사로선 처음으로 수주한 MRO 사업으로, 석 달 만에 또다른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한화오션이 MRO를 맡은 함정은 모두 비(非)전투함이다. 미 연방법에 따라 전투함은 원칙적으론 미국에서만 정비할 수 있고, 미 본토로 돌아오기 어려운 함정만 예외적으로 일본 같은 우방국에서 일부 정비하고 있다. 비전투함보다 규모가 훨씬 큰 전투함 MRO 사업까지 따낼 수 있어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지난 6월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리조선소를 13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앞으로 필리조선소를 활용해 전투함 MRO 수주, 더 나아가 미 해군 함정 건조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