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조461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5849억원)의 2.5배에 달하는 수익을 석 달 동안 올렸다. 홍해발(發) 해운 대란,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에 따른 특수가 이어진 영향이다.

HMM은 13일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3조5520억원, 영업이익 1조4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827% 증가했다고 밝혔다. HMM이 분기 기준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팬데믹 특수가 유지됐던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해운업계에선 작년 말부터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으로 수에즈 운하 통과 대신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이 늘었다. 또 2기 트럼프 정부가 예고한 관세 인상에 대비한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겹치면서 HMM의 핵심인 미주 노선에서 ‘비싼 운임’이 유지됐다.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작년 3분기 평균 986이었지만, 올해 3분기 평균은 3082로 올랐다.

HMM 관계자는 “아시아~멕시코 노선을 신설하고, 주요 노선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는 등 수익성 위주 영업을 강화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다만 4분기는 전통적 비수기라 업황 약세가 예상되고, 미국 동부 항만의 파업에 따른 일정 지연에 따라 공급 불안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HMM은 중장기 투자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해 컨테이너선 규모는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고, 비주력이던 벌크선 사업도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