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 방산 사업의 주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으로 합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콕 집어 협력을 요청한 해양 방산을 포함해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방산사업을 그룹 총수가 직접 참여해 무게를 더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측 인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의 인적 네트워크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화 방산 3사의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서 김 회장을 자사 회장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회장은 ㈜한화,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한화솔루션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까지 총 5사 회장직을 겸한다. 올해 3월 김 회장이 약 5년 만에 현장 경영에 복귀할 때 처음으로 찾은 곳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연구·개발) 캠퍼스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과 손재일 사장이 그대로 맡는다.

김 회장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 참여는 최근 트럼프가 한국 해양방산에 도움을 요청한 것과 밀접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고,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화그룹은 미국 방산시장 공략에 김 회장의 네트워크 발휘를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국내 재계에서 트럼프 측과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의 오랜 지인이자, 외교·안보 분야의 자문을 맡았던 에드윈 퓰너 미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와 오래 교류했다. 이 인연으로 김 회장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았지만, 당시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대외 경제환경의 변화 속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한화오션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사들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