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전국 각지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송전망 문제를 풀기 위해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관련 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주민 눈높이에 맞춘 보상책도 마련한다.

한국전력이 18일 나주 본사에서 개최한 '전력망 확충 결의대회'. 한전은 송전망 확충을 위해 전사 차원에서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이날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전력

한전은 18일 나주 본사에서 전력망 확충을 위한 결의 대회를 개최하고 송전망 갈등 해결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발전 설비를 늘리기 위해선 지방의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배전망 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최근 전국 각지에서 전자파 등을 우려한 주민 반발로 송전망 공사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현재 56조6000억원 규모의 ‘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수립하고 2036년까지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각각 60%(5만7681c-km), 40%(1228개) 늘리는 목표를 수립했지만, 지역 주민 및 지자체와의 갈등으로 건설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계획된 송배전망 공사 31건 중 정상 진행된 것은 5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한전은 송전망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5대 핵심 안건’을 지난 11일 마련했다. ①미래 전력수요에 대비한 선제적 전력망 확충 ②첨단산업 공급 등 국가기간망 신속 건설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 추진 ③전력망 적기확충에 전사 역량 결집을 위한 ‘전력계통위원회’ 신설 ④지자체 및 지역주민 소통강화로 전력망 확충 이해기반 확대 ⑤국민 눈높이에 맞는 보상 및 지원제도 마련 등이다. 내부 조직을 우선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송전망 관련 반발을 빚는 지자체 및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늘리고 보상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한전 내부에 새로 신설될 전력계통위원회는 장기 송전망 건설 계획 등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컨트롤 타워로, 한전 전력계통부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주요 처·실장이 참여하게 된다.

송배전망 건설 관련 갈등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 범위 역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송전망 건설을 위해 수용하게 될 토지 주인에게는 조기에 협의가 될 경우 감정평가액에 더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송전선이 지나는 지자체에게도 재정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한전은 현재 입법 추진 중인 전력망 확충 특별법에 이런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력망 적기 확충은 한전 본연의 업무인 ‘안정적 전력공급’의 핵심이고, 반도체·인공지능 등 국가 미래 첨단산업을 뒷받침하는 필수 국가과제”라며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미래 전력망 확충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