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 전경. /뉴스1

LG그룹 지주사인 ㈜LG와 LG생활건강이 각각 50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22일 발표했다. 두 회사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 7개 주요 상장사가 이날 일제히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내놨다. 4대 그룹 가운데 주요 상장사들이 ‘밸류 업(가치 제고)’ 계획을 일제히 발표한 곳은 LG가 유일하다. 재계에선 주주 환원과 함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등 ‘1석 2조’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핵심은 자사주 소각과 중간배당 도입이다. ㈜LG는 기보유 중인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2026년까지, LG생활건강은 3000억원 규모를 2027년까지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또 ㈜LG와 LG생활건강 모두 내년부터 중간배당을 도입해 기존 정기 배당을 포함해 연 2회 배당을 한다. 지난달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LG전자는 현재의 반기 배당을 지속하면서 3개월 단위의 분기 배당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배당성향도 높이기로 했다. LG이노텍은 현재 연결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인 배당 정책을 2030년까지 20%로 높여 나가고, LG유플러스는 현재 43.2%인 주주 환원율을 최대 6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주주 환원율은 배당금 총액과 자사주 매입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까지 매출을 2배 이상으로 성장시키고, LG화학은 3대 신성장 동력 매출 비율을 50%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영업 이익을 흑자 전환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LG는 최근 각 사(社) 이사회에서 경영진 인사와 함께 이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도 연결돼 있다. ㈜LG는 구광모 회장(지분 15.95%)과 국민연금(6.64%), 영국계 투자사 실체스터(6.28%) 등이 주요 주주다. ㈜LG는 이달부터 총 5000억원을 들여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 지분을 장내 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수익 구조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